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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이찬혁의 정규 1집 앨범 [ERROR]의 1번째 곡인 '목격담'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앨범에 있는 수록곡 순서에 맞춰 이번에는 'Siren'이라는 노래에 대해 분석하고 해석해 볼 예정이다. 'Siren' 이전 순서인 '목격담'에 대한 분석 및 해석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찬혁이 파노라마를 겪기 까지, '목격담' 분석 및 해석
'목격담'이라는 노래는 그동안 '이 노래는 꼭 리뷰하고 싶다'라고 생각해온 노래 중 하나이다. 이 노래는 이찬혁의 첫 솔로 정규 1집 앨범 'ERROR'의 1번째 순서인 곡으로, 이 앨범의 이야기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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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담'에서는 그(이찬혁)가 사고 당한 것을 목격한 모습을 가사로 담아내었다. 이야기 순서와 제목이 'Siren'이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이 노래는 아마도 그가 구급차를 타고 실려가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겠다. 가사를 함께 보면서 분석해보자.
이찬혁 - 'Siren' 가사 분석 및 해석
숨을 쉬어 인마 정신 차려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버티면 돼
눈을 떠 인마 보이지 나야
그래 우리 다 왔어 이렇게 손 꼭 잡고
이 가사를 보니 응급실에서 환자에게 자꾸 '일어나세요', '자지 마세요', ' 주무시면 안돼요'라고 말하면 무척이나 큰일난 상황이라는 말이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 이유가 졸리고 눈이 계속 감긴다면 현재 몸에서 힘이 빠지면서 점차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아마 이 말을 건네는 화자가 영혼의 이찬혁이 죽어가는 이찬혁에게 외치는 말 같은데, 그러한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현재 어떤 상황인지 얼추 유추해볼 수 있겠다. 죽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처절한 외침이 느껴지는 듯 하다.
안 비키는 건 다
밀고 가줘요 아저씨 제발
이러다 큰일 나
구급차가 'Siren'을 울려도 자동차들이 비키지 않는 모양인 것 같다. 이찬혁은 마음이 조급해진 것 같다. 아무래도 본인의 생사가 달린 일이기에, 어쩔 수 없는 반응이지 않았을까.
너무 과하게 해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이찬혁이라는 사람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비켜주지 않는, 인정없는 사회의 모습으로 이해해볼 수도 있겠다. 아니면 사실 비켜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찬혁이 비키지 않는다고 느낄 정도로 말 그대로 눈에 뵈는 게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겠다.
웽웽 Siren rings
위험해 이대론
웽웽 Siren rings
이렇겐 안 돼요
사이렌 소리를 묘사하고 있는 가사이다. 여기에서 그가 가사의 구조를 유사하게 하여 리듬감이 느껴지도록 한 노력도 가볍게 확인할 수 있겠다.
잠들지 마 인마 정신 차려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인데
평화로운 도로가 불공평해
사이렌 소리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아
그렇다. 극단적이게 말하자면, 현재 이 상황은 이찬혁 말고 모두에게는 그저 평화로운 한 일상이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인데 이찬혁만 평화롭지 않은 것 같다. 여기서 두 가지 해석을 해볼 수 있겠는데, 작품 내에서 해석을 해본다면 이찬혁만 평화롭지 않은 이 상황이 불공평하게 여겨지고, 사이렌 소리는 나의 머리를 터지게 할 정도로 혼란스럽게 하는, 말 그대로 그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 듯한 모습을 보인다.
또 다른 해석은 그가 이 앨범에 담긴 상징적인 뜻을 덧입혀서 해석할 수 있다. 그가 '사고를 겪은 모습', 곧 언젠가는 터질 예정인, 더이상 버티지 못하는, 바로 '악동뮤지션과 이찬혁이 각기 추구하는 음악성의 갈등 & 삶을 대하는 태도의 변곡점'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쉽게 말해 이 사고, 여기에서는 이 [ERROR]라는 앨범을 발매함으로써 그는 마치 새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치만 그것은 이후의 이야기이고, 현재는 아직 사고를 겪는 과정에 있다. 아무리 사고가 나의 삶, 나의 음악을 바꿔놓는다고 한들, 그것을 안다고 할지라도 막상 그 사고가 내게 닥치면 정말 아무렇지 않게 사고를 수용할 수 있을까? 그것은 무척이나 어려울 것이다. 예측한다고 말해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삶이고, 예측한다고 말해도 두렵고 새로운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깊은 고뇌에 빠져있던 그가, 이러한 사고를 겪게 되다니, 정말 솔직하게 이찬혁이 평화로운 도로 위에 있는 평범한 한 명의 시민이었더라면, 이러한 사고를 겪었을까? 어쩌면 사람들이 말하는 그의 천재성 때문에 그는 결국 사고를 겪게 될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로도 해석할 여지는 충분하나, [ERROR]라는 앨범을 충분히 들어보면서 나는 이 사고는 결국 필연적인 사고였다고 생각한다. 그가 천재라고 인정받았기에, 남들보다 조금 더 독특한 아이였기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사고였던 셈이다. 그렇게 친다면 평화로운 도로가 그에게는 불공평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남들은 겪지 않아도 될 사고를 몸소 겪고 있으니 말이다. 심지어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에 놓인다니. 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이러한 생각을 해보면 그가 겪고 있는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될 것도 같다.
방지턱도 다
무시해 줘요 아저씨 그냥
엑셀을 더 밟아
방지턱은 느리게 가라고 만들어놓은 시설인데, 그것도 무시할 정도로 빠르게 가달라고 하는 것 같다. 아마 아저씨는 운전하는 이를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심지어 엑셀을 더 밟으라고 한다. 이를 통해 굉장히 다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이 가사 덕분에 노래를 들을 때 속도감도 더욱 생기는 것 같다. 특히 이 부분을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속도를 더욱 내는 기분이 들 정도다. 그만큼 사고의 긴박함을 잘 살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로 '목격담'과 더불어 'Siren'이라는 노래도 처음부터 정이 가던 노래는 아니었다. 이 노래를 접할 당시에 나는 강한 사운드를 지닌 노래를 많이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도 있던 것 같다.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이 [ERROR]를 통해 개인적으로 더욱 다양한 사운드의 노래에 관심이 생긴 것도 있다. 어쩌면 나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준, 내게는 개인적으로 정말 소중한 앨범이다. 예전에는 '파노라마'를 너무나도 좋아해서 앨범 전체로 들을때면 '파노라마'부터 듣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목격담'부터 '장례희망'까지 전체를 쭉 이어 듣는다. 그랬을 때 이찬혁이 이 [ERROR] 앨범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 하는지, 이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 선명하게 파악하고 더욱 몰입할 수 있다.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섞었을 때 노래를 질리지 않고 들을 수 있는데, 사실 뒤로 갈수록 죽음에 가까워져가는 탓인지, 자칫하면 질려버릴 수도 있는데, 그 긴장감을 '목격담'과 'Siren'이 메꿔주고 있어 [ERROR] 앨범에 없어서는 안 될 수록곡들이기도 하다. 어쨌든 오늘 글은 여기까지이고, 다음에는 [ERROR]의 타이틀곡인 '파노라마'에 대한 분석 및 해석에 대한 글을 가지고 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