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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4일, 윤하가 리패키지 앨범 [YOUNHA 7th Akbum Repackage 'GROWTH THEORY: Final Edition']으로 돌아오면서 태양물고기의 후속곡인 '포인트 니모'로 활동을 이어간다. 타이틀곡 '포인트 니모' 말고도 '퀘이사', '기특해'라는 곡을 추가하고, 수록곡 순서에도 변화를 주었다. 이번에도 역시 윤하만이 선사할 수 있는 락을 선보이며 리스너들의 귀를 즐겁게 만든다. 리패키지 7집 앨범 [GROWTH THEORY: Final Edition]의 앨범 소개에는 다음과 같이 작성되어 있다.
홀로 성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다.
서로를 깎고 부수다 끝내 별의 조각처럼 반짝일 때 서로를 빚어냈음에 환호한다.
그 언젠가 사라질 모든 것에 묵념하며, 나와 네가 된 이유를 찾는 끊임없는 여정.
과정은 소멸하지 않는다.
4. 퀘이사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함께 이겨내자고 용기를 불어넣는 메시지를 담은 곡으로 피아노가 가미된 윤하만의 유니크한 락 넘버이다.
8. 포인트 니모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들이 추락하게 설정된 지역인 포인트 니모. 땅에서 가장 멀고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어떤 생명체도 살지 않는 태평양 한복판 세상, 가장 외로울 줄 알았던 곳에서 주인공은 의외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 윤하 특유의 서사와 서정적인 밴드 사운드가 주목되는 곡으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13. 기특해
정규 7집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으로 소녀와 그 여정에 함께 했던 모든 이가 성장해 온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는 내용의 곡이다. 화려한 브라스가 특징인 업템포 곡으로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나는 오늘 이 중에서 수록곡 '퀘이사'에 대해 더욱 심도있게 서술해보고자 한다. 그 이유는 앨범 소개글의 첫 문단 내용과 지구과학에서 다루는 퀘이사라는 은하에 대한 내용에 유사함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가 과학적인 내용을 철학적으로 풀어내어 음악으로 녹여내다보니, 감상하고 주목할 부분이 많아서 노래를 분석하는 재미가 있다.

우선 퀘이사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앨범 소개글의 첫 문단 내용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할 듯 하다. 나는 저 글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천문학자 이석영 교수님의 '초신성의 후예'라는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도 별이 초신성 폭발을 하여 우주 공간으로 물질이 환원되는 것을 인생에 빗대어 표현하는 철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초신성 폭발이란 별의 진화 과정 중 하나이다. 태양보다 질량이 매우 큰 별은 중심핵에서 헬륨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면서 거성보다 훨씬 크고 밝은 초거성이 된다. 중심핵에서는 무거운 원소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며 중심부에서는 산소, 네온, 마그네슘, 규소, 그렇게 최종적으로 철까지 생성되며 중심부로 갈수록 무거운 원소로 이루어진 여러 겹의 양파 껍질 구조가 된다.

중심핵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1.4배 이상인 별은 중심핵의 중력이 매우 크므로 빠른 속도로 수축하다가 불안정해지면 폭발이 일어나는데, 이를 초신성 폭발이라고 한다. 초신성 폭발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금, 은, 우라늄 등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생성되며, 초신성 폭발 당시 우주 공간으로 방출된 물질들은 초기의 성간 물질과 함께 성운의 일부가 되고, 이 성운에서 다시 새로운 별이 발생한다.

자, 이제 다시 앨범 소개글을 확인해보자.
홀로 성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다.
서로를 깎고 부수다 끝내 별의 조각처럼 반짝일 때 서로를 빚어냈음에 환호한다.
그 언젠가 사라질 모든 것에 묵념하며, 나와 네가 된 이유를 찾는 끊임없는 여정.
과정은 소멸하지 않는다.
별은 혼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내가 지금 이 별을 구성할 수 있는 이유는 이전에 있었던 별들이 우주 공간으로 원소들을 환원시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슬퍼할 이유는 없다. 결국 새로운 별,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니 말이다. 언젠가 사라진다고 해도, 그 과정은 소멸하지 않으며, 우리는 이러한 순환에 대해서 끊임없이 탐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도움을 받는 존재이자,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된다. 그렇게 서로에게 환원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퀘이사'는 무엇일까? 퀘이사는 우주 생성 초기에 생성된 천체로,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가장 먼 거리의 천체이다. 수많은 별들로 이루어진 아주 거대한 은하이지만 너무 멀리 있어 하나의 별처럼 보이며, 거리에 비해 아주 밝게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퀘이사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보통 은하의 수백 배나 되지만 에너지가 방출되는 영역의 크기는 태양계 정도이다.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퀘이사의 중심에는 질량이 매우 큰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퀘이사'는 과학적 정보에 기반하여 퀘이사의 특성을 상징적이고 감성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사에 나타난 퀘이사의 과학적 정보들을 하나씩 짚어보자.
1. 퀘이사의 에너지 방출
"동네방네 소리치며 자랑하고 싶어 미치겠어"
: 퀘이사는 거대한 은하 전체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작은 영역에서 방출한다. 가사에서 이 부분은 퀘이사의 강력한 에너지 방출을 인간의 감정적 표현으로 치환하여, 퀘이사가 자랑할 만큼 특별한 존재임을 강조한다. 이는 은하에 비해 작은 영역에서 방출되는 엄청난 에너지를 반영한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을 굉장히 귀엽게 표현한 것 같다.
2. 퀘이사의 거리와 밝기
"까만 하늘을 밝혀내는 중력의 힘 너와 꼭 닮았어"
: 이 가사는 퀘이사가 우주의 어둠을 밝히는 존재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여기서 중력의 힘이란 퀘이사 중심에 존재하는 질량이 매우 큰 블랙홀을 말한다. 퀘이사는 우주에서 가장 먼 천체 중 하나로, 거리와 매우 멀리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처럼 매우 밝게 관측된다. 이는 퀘이사가 방출하는 에너지가 일반 은하의 수백 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가사에서 퀘이사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존재로 표현된 것은 이러한 밝기와 에너지 방출 특성을 반영한다.
3. 퀘이사의 상징성
"오랜 시간을 견뎌 멀리 돌아온 만큼"
: 퀘이사는 우주 초기의 천체로, 수십억 년 동안 존재해왔다. 이 구절은 퀘이사가 우주의 오랜 역사와 진화 속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옛날에 출발한 빛을 이제서야 봤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 눈에 보이는 퀘이사의 빛은 과거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는 퀘이사가 과거의 정보를 담고 있는 우주의 "타임머신"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과학적 특성과 맞닿아 있다.
4. 퀘이사의 중심에 있는 블랙홀
"그래 세상을 끌어당길 너니까 "
: 퀘이사의 중심에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하며, 이 블랙홀 주위의 강착 원반에서 빛과 에너지가 방출된다. 블랙홀 자체는 빛을 내지 않지만 주변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며 빛을 방출한다. 가사에서는 퀘이사를 중력의 힘으로 비유하며, 블랙홀이라는 중심적 존재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 방출을 암시하고 있다.
이 가사에서 화자가 퀘이사와 함께하려는 이유는 퀘이사가 상징하는 압도적인 에너지와 변화를 통한 새로운 가능성 때문이다. 가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퀘이사는 단순한 우주적 천체가 아니라 화자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열망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상징적 존재로 그려진다. 화자는 이러한 퀘이사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장하고, 혼자서는 도달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고자 한다.
1. 퀘이사의 강력한 에너지와 신비에 대한 동경
"어디 있다 나타났니 / 어떻게 찾아냈지 / 신기해 미스테리 같아"
: 퀘이사는 시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운 존재로 등장한다. 화자는 이 신비롭고 압도적인 존재에 매료되어 그 힘을 알고 싶어 하고, 그것과 함께함으로써 새로운 차원에 도달하려는 열망을 드러낸다. 퀘이사의 미스터리한 에너지는 화자에게 탐구와 모험의 대상이 된다.
2. 변화와 가능성의 상징으로서의 퀘이사
"동네방네 소리치며 / 자랑하고 싶어 미치겠어"
: 퀘이사는 단순한 발견이 아니라, 자신을 변형시키고 세상에 자랑하고 싶은 특별한 존재다. 이는 퀘이사가 화자에게 변화를 촉발시키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퀘이사와 함께함으로써 화자는 기존의 자신을 넘어서는 새로운 정체성을 얻을 수 있다.
3. 퀘이사와 함께 극복하려는 시련과 도전
"어떤 파도쳐도 / 어떤 대류에 부딪혀도 / 함께야 Hey YEAH!"
: 퀘이사와 함께하려는 이유는 화자가 어려움과 도전을 함께 극복하고 싶기 때문이다. 우주는 불확실성과 혼란으로 가득하지만, 화자는 퀘이사와 함께라면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퀘이사가 안정적인 동반자이자 변화를 이끄는 힘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나타낸다.
4.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결심
"시작해 GO! 퀘이사 / 나는 준비됐어"
: 퀘이사와 함께하는 것은 화자가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준비와 결심을 의미한다. 화자는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으며, 퀘이사와 함께 새로운 우주적 여정에 나서려 한다. 이는 퀘이사와의 동행이 자신을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이끄는 변화라는 것을 보여준다.
5. 퀘이사의 영속성과 유일성에 대한 믿음
"그 누가 뭐래도 / 내겐 유일한 걸 / 믿어도 돼"
: 퀘이사는 화자에게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변치 않는 유일한 존재다. 이는 화자가 퀘이사와 함께하려는 이유가 단순한 탐구나 동경을 넘어, 퀘이사에 대한 신뢰와 의지 때문임을 나타낸다. 퀘이사와 함께라면 자신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불완전한 모습의 삶을 이렇게 퀘이사에 빗대어 표현했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윤하가 정말 철학적 사고를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아티스트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다. 퀘이사 가사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결국 우주는 초신성 폭발을 통해 우주의 모든 존재가 언젠가는 소멸할 운명에 처해 있지만, 그 소멸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담고 있다. 이는 무상함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소멸이 새로운 시작임을 인식하는 철학적 통찰이다.
또한 초신성 폭발은 별이 일정한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에 발생한다. 태양보다 훨씬 큰 별들은 헬륨에서 시작해 철에 이르기까지 핵융합을 통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며 성장하지만, 철 이상으로 핵융합이 진행되면 더 이상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다. 이는 별이 더 이상 '홀로 성장'할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홀로 성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다."라는 말은 이러한 과정을 인간의 내적 성장과 한계로 은유한다.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그녀가 천문학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모든 것은 순환하고, 불분명하며, 새로운 탄생을 기꺼이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계속하여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망설이지 않고 나아갈 용기를 불어넣는다. 그녀가 이러한 이론적 사실을 바탕으로 삶의 통찰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 앞으로도 다양한 과학적 사실을 음악으로 다루어, 그녀가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마음껏 뽐내고, 과학을 공부하는 것이 곧 삶에 대한 진리를 찾아가는 것임을 모두가 알아주기를 바란다. 이번 곡도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관심을 가지고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추가로 윤하의 정규 7집 앨범 [GROWTH THEORY]의 타이틀곡인 '태양물고기'에 대한 포스팅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확인하기를 바란다.
[가사/정보/해석] 윤하(YOUNHA) '태양물고기' 정규 7집 앨범 [GROWTH THEORY]
[가사/정보/해석] 윤하(YOUNHA) '태양물고기' 정규 7집 앨범 [GROWTH THEORY]
앨범 소개글YOUNHA 7th Album ‘GROWTH THEORY’윤하 정규 7집 [GROWTH THEORY]소녀와 개복치, 그리고 작고 낡은 요트가 함께하는 장대한 여정의 이야기이자 여정의 전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주체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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