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leS(트리플에스) - 'Girls Never Die'
타이틀곡 ‘Girls Never Die’는 쓰러져도 또 일어나는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낙오자에 대한 관용이 없어진 지금, 실패가 얼마나 값지고 멋있는 경험인지에 대해 노래한다. 이 곡은 4번의 전개로 구성되어 있다. "시련-자각-극복-우리"라는 서사는 트리플에스의 이야기이자 지금을 살고있는 소녀들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데뷔 때부터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트리플에스. 그녀들의 음악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노래로 컴백한 모습을 보고 꽤나 놀랐다. 꾸준히 눈여겨보고 있던 그룹이었지만, 벌써 이렇게나 성장하다니. 앞으로는 어떤 음악으로 리스너들을 깜짝 놀래킬지 너무나도 기대되는 그룹 중 하나이다.

2024년 5월 8일에 정규 앨범 <ASSEMBLE24>로 컴백한 트리플에스는 'Girls Never Die'라는 타이틀곡을 선보이면서 대중들과 팬들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았다. 제목으로 느껴지는 것은 트리플에스의 끈질김, 그리고 간절함이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느낌이 풍겨온다. <ASSEMBLE>의 타이틀곡 'Rising'처럼 또 트리플에스만의 불안에 휩싸인 십대 소녀의 세계를 과감하게 드러낼 것만 같은 느낌이다.
역시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그녀들은 이번에도 십대의 어두운 면모를 조명한다. 남들은 밝은 면모를 보려하고 추구하려는 것과는 달리, 어째서 이번에도 그녀들은 정반대의 길로 향하는 것인가? 그 당시의 나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원래 나의 음악적 세계관은 밝은 에너지로 부정적인 기운을 씻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다시 말해, 부정적인 기운을 부정적인 에너지로 함께 녹여내고자 하는 시도는 나로써는 이성적으로는 알아들어도, 마음으로는 알아듣기 힘든 내용이었다. 어쩌면 비관적인 모습을 음악에서 보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내 성격이 비관적인 성향이 강해서 그랬을까.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상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은, 트리플에스는 부정적인 기운을 내품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곳에는 작은 희망이 싹트고 있었다. 부숴지기 쉽고,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여린 희망이 음악 속에 내포되어있었다. 그 사실을 최근에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타이틀곡 'Girls Never Die'는 뮤비를 봤다면 알겠지만, 사회의 어두운 면모를 많이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리플에스는 일어나고자 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메시지는 좋지만, 너무 흔한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해도 전달하는 사람, 타이밍 등이 운좋게 맞물리면 시너지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트리플에스의 서사는 어찌보면 완벽하다. 트리플에스에서 재수를 해본 경험이 있는 아이돌분들이 몇 분 계신 듯 한데, 그녀들이 말하는 말의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진달까. 어쩌면 아직 다 모를수도 있겠지. 다 안다고 착각할지도 모르겠지.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확실한 것은, 다 알지는 못할지언정 무언가 이 말에서 우러나오는 '깨달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녀들은 무언가 자신만의 고뇌로 깨달았다.
다시 해보자.
끝까지 가볼래, 포기는 안 할래 난
쓰러져도 일어나
Girls Never Die
어쩌면 진부할지도 모르는 말조차도 감동으로 만드는, 그녀들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전달력이 느껴져서 너무나도 좋다. 사실, 이러한 감동은 복잡한 마음으로부터 오는 것보다 단순하지만 당연한 사실들에 대한 깨달음에서 오는 것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고 해야 할까. 그토록 질리도록 들어왔던 '옳은 말'들이, 머리로만 이해하고 말로만 내뱉던 말들이 마음에 훅 들어오는 그 순간에 나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표현한다. 그렇게 세상의 진리를 나만의 지혜로 바꿔서 이해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소중한 듯 하다. 트리플에스의 노래에는 단순하지만 깨달을 수 있는 이런 힘이 있는 것 같다.
뻔한 말일지라도 그런 말들이 도움이 되는 때가 있다. 트리플에스가 하는 말,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아닌가.
꿈의 난이도 좀 더 난 높일게
고통 시련 다듬어 내가 될게
두려움 따위다
함께 있다면은
이제 무서울 것 없지
그래,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그 속의 진실됨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마음에 박힐 정도로' 격렬하게 느껴보고 또 앓아본 사람들일 것이다. 나는 그러한 사람들의 인내를 통해 맺은 결실을 사랑한다. 아니, 존경한다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분명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있지만, 그래도 막막한 지금을 포기하지 않고 빛날 미래를 떠올려준다는 것부터 너무나도 감사하다. 어쩌면 나 역시 너무나도 여린 마음이었기에, 버티기가 너무 힘든 사람이었기에, 이 노래에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녀들처럼 결실을 맺을 때까지, 그냥 나도 한번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계속해보지 뭐. 그냥 그렇게 살아보기로 하자.
트리플에스는 절망적인 순간들을 말해도, 희망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음악을 통해 증명해내었다. 결국, 절망을 노래한다는 것은 그 속에서 희망을 찾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니까. 이제는 그러한 음악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정말로 미워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음악도 이제는 꺼리지 않고 자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또 나의 음악적 세계관이 변해간다. 덕분에 나도 다시 마음 속에 되새긴다. "그래, 다시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