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WER - 2nd Mini Album 'Algorithm's Blossom'
QWER이 데뷔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어엿한 아티스트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스트리머 출신이 KPOP 가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극히 일부였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결국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이 앨범을 통해 나는 QWER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올해 9월 23일에 발매한 두 번째 EP 앨범인 'Algorithm's Blossom'은 'INTRO'라는 연주곡으로 기대를 증폭시키고, 바로 이어지는 '가짜 아이돌'로 QWER답게 듣는 이를 놀래킨다. 타이틀곡인 '내 이름 맑음'은 ' 마치 내 이름이 '맑음'이니 어떤 일이 와도 웃어내겠다는 다짐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결국은 봄날이 찾아오는 것처럼, 맑은 내일도 찾아올거야'라고 말해주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QWER의 진심을 보여주는 타이틀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이전의 타이틀곡인 'Discord'와 '고민중독'은 가볍게 보이기만 할 수도 있었는데, 이번에 QWER은 그녀들만의 밝은 매력과 동시에 대중을 감동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곡 중간중간에 멤버들의 개인 파트를 찾아보는 것도 이 노래의 재미 요소 중 하나이다. 여하튼 여러모로 굉장히 매력적인 곡인 것 같다.
'사랑하자'는 QWER만의 밝고 명랑한 기운이 느껴지는 곡이다. QWER이 보여주는 당당하고 모험적인 모습은 청중에게까지 에너지가 전해지는 듯 하다. 아무리 비를 맞더라도 오늘 우리는 사랑할 것이고, 꽃을 피워낼 것이라는 메시지는 정말 매력적이게 다가온다. '달리기'는 이 노래를 작사, 작곡, 편곡을 맡은 SUMIN만의 독특한 매력이 느껴지는 곡이다. 개인적으로 SUMIN의 'Shaker'라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그 노래처럼 창의적인 가사가 돋보인다. SUMIN만의 심오한 표현이 담긴 가사는 곱씹어 볼수록 참 좋은 곡이라고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 같다.
'안녕, 나의 슬픔'은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수록곡이다. 데뷔 앨범의 '별의 하모니'부터 이어오는 감성적인 곡이다. 이 노래는 타이틀곡인 '내 이름 맑음'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내 이름 맑음'에 QWER이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은 결국 내면 안의 슬픔, 상처들을 극복하려는 일종의 방어 기제와 같은 것이다. '안녕, 나의 슬픔'은 청중들에게 내면에 숨겨두었던 진심을 진솔하고 담담하게 전한다. 아무리 웃으려고 노력해도, 매일 같이 슬픔을 뒤로한채 웃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슬픈 모습을 감추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서 QWER의 슬픔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과거의 슬픔을 이겨냄으로써, 또 다른 '맑음'과 '슬픔'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하는 모습은 이 앨범에서 가장 진심이 느껴졌던 부분이었다. 슬픔을 감추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는 것은 정말 수많은 슬픔이 그녀들을 거치고 갔을 것이다. 나는 그녀들의 내면의 성숙함을 존중하고, 또한 존경한다.
'메아리'는 이전 앨범의 행보를 이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좋은 뜻으로, QWER만의 색깔을 잘 이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노래가 타이틀곡이었으면 자기복제라는 말을 들을까봐 수록곡으로 넣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래의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메아리'로 청중들에게 '어떤 별을 닮은 꿈들이 네게 반짝거린다면 그 얘기를 꼭 들려줘'라고 말하면서 'OUTRO'로 이 앨범의 서사를 마무리짓는다. '우리'다운 이름으로, '우리'라는 모습으로, 다시 씨앗이 펴져 나가는 그날까지.
QWER은 데뷔 때부터 'KPOP보다는 JPOP스럽다', '스트리머 출신이 가수가 되는 세상이라니, 가수라는 직업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다'와 같은 말이 많았다. 하지만 QWER은 결국 이번 앨범을 통해 본인들의 실력과 진심을 증명해냈고, 또 설득해냈다. 데뷔 때부터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QWER의 앞으로의 성장이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그녀들의 씨앗이 어디까지 퍼져나가고 또 얼마나 높은 싹을 틔워낼지, 그녀들을 더욱 응원하고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고 싶은 아티스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