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OH MY GIRL) - 'Classified'
오마이걸은 내게 참 감사한 가수이다. 오마이걸로 인해 내 음악적 견문이 넓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처음으로 케이팝에 '입덕'하게 된 가수라서 그런지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듣는다고 하여도, 결코 오마이걸을 싫어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휴덕할지언정, 탈덕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랄까.
오마이걸은 컴백을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긴 기간 준비해서 늘 최상의 품질을 내놓는 아티스트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오마이걸이 올해 8월 26일에 미니 10집 'Dreamy Resonance'으로 컴백을 했는데, 이 시기와 데뷔 10년차가 함께 맞물리면서 그녀들의 음악이 성장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내가 오마이걸을 좋아한 세월이 그렇게나 오래되었고, 데뷔 시절의 노래와 비교하면 나이를 먹고 성숙해지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더욱 좋다는 이야기다. 아티스트를 오랜 기간 좋아하면서 느끼는 소중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오마이걸이 2021년에 발매한 미니 8집 'Dear OHMYGIRL'에는 타이틀곡 'Dun Dun Dance'와 함께 수록곡 '나의 인형(안녕, 꿈에서 놀아)'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 앨범은 이 수록곡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오마이걸만의 몽환적인 컨셉을 다시금 보여준다. 데뷔 10년차로서 자신의 팀 색깔을 잃지 않았다는 것도, 아니 오히려 더욱 성숙한 음악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도 감동일 뿐더러, 오마이걸이 건네는 그 따뜻한 위로가 팬으로써 정말 많은 힘을 받은 앨범이었다. 오마이걸이 이 앨범으로 우리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생각하면, 그 따뜻함에 잠시 품에 안기고 싶을 정도이다.
오마이걸의 미니 10집 앨범 타이틀곡 'Classified'(뜻: 비밀의, 기밀의)는 클래식 음악에 기반을 둔 팝 댄스 곡으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신스의 신선한 조합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담고 있다. 강렬한 저지 클럽 리듬 위에 아름다운 화음과 선율의 움직임, 오마이걸의 우아하고 진심이 담긴 목소리가 더해져 새로운 매력을 여과 없이 선사한다.
미니 8집 앨범 [Dear OHMYGIRL]의 수록곡 '나의 인형(안녕, 꿈에서 놀아)'의 답가 형식의 가사로, 나쁜 꿈을 꾸지 않게 밤새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인형이 된 이야기를 담아내었으며, 팬들을 향한 소중한 마음을 전한다.

사실, 너무 힘들어도 자신의 힘듦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걱정을 끼칠까봐 꺼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러한 나같은 사람에게 다가와주는 것은 음악뿐이다. 자신이 느꼈던 음악을 여과없이 드러냄으로써 내게 부담스럽게 다가온다고 느끼지 않을 뿐더러, 격양된 그 감정선을 느끼면서 내 삶의 동력이 되어주기도 한다. 비슷해서, 혹은 달라서 위로받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아티스트들을 너무나도 존경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그들의 음악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준다면 더욱 기쁠 것 같다. 오마이걸은 그러한 팬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헤아린다.
힘든 일이 있으면, 잠시 나를 따라 꿈 속으로 와. 여기는 너의 마음속에 나만의 자리, 힘든 밤이면 내게 털어놓아도 좋아. 여기는 알려지지 않은 꿈의 건너편의 이야기, 밤을 새워 만들어서 두고 가는 이야기니까. 영원히 머무를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서로의 뒷면을 전부 알 순 없지만, 그럼에도 나는 더 웃게 해주고 싶어. 더 오래 알고 싶어. 이 꿈 속에 머무는 시간만이라도, 좋은 것만 기억해 줘. 나의 소중한 너.
오마이걸이 이렇게 성숙한 음악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놀랐을 뿐더러, 이러한 그녀들의 마음이 너무나도 잘 전달되었다. 그저 한 명의 팬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노래가 있다면 지금과도 같지 않을까. 내가 어떤 삶을 거쳐가고 있는지 몰라도, 그저 나를 웃게 해주는 그녀들이 너무나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유일하게 나의 편이 되어주는 것 같아서, 내가 어떤 일이 있는지 몰라도 나를 위한 그 마음이 전해져서 너무나도 고마웠다.
[Dreamy Resonance] 앨범을 보면 오마이걸이 정말 음악을 사랑하고, 또 팬을 너무나도 아껴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오마이걸의 이번 앨범 성적이 예전만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이 음악은 분명히 누군가를 살렸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성숙하지 못했던 것은 나였을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오늘도 내 마음 속 한 공간을 그녀들에게 내어주었다. 내가 이토록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도, 오마이걸 덕분이었다는 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