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장(Stella Jang) - 'I LOVE TO SING' 콘서트
올해가 스텔라장의 데뷔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내가 스텔라장을 알게 된 시점이 2021년이었는데, 벌써 이 가수를 좋아하게 된 지도 꽤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와 오늘은 스텔라장의 10주년 콘서트인 'I LOVE TO SING'을 진행했는데, 나는 오늘 일요일 저녁에 콘서트를 보러 다녀왔다.
스텔라장의 콘서트에 가게 되는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이다. 그럼에도 공연을 기다리는 시간은 늘 즐거운 기분이다. 스탬프를 찍는 공간, 스텔라장 콘서트 MD 티셔츠를 파는 곳, 그리고 10주년을 기념하는 포토존도 있었다. 내가 이 가수의 1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에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영광이었다.

스텔라장의 이번 공연을 보면서 '스텔라장이 이 공연을 위해 정말 많이 신경을 썼구나'하고 느꼈다. 그동안의 세트리스트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시작부터 스텔라장의 시그니처라고도 볼 수 있는 루프스테이션을 활용한 'YOLO' 무대를 선사하며 놀라움을 선사해주었다. 처음부터 공연장의 열기를 올린 스텔라장은 평소에 잘 공연하지 않았던 옛날 곡들을 많이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 메시지는 이어지는 노래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카페인'과 '아름다워'를 오랜만에 듣게 되어서 좋은 기억이었고, 'You Don't Shine Anymore'은 저번 콘서트와 마찬가지로 풀버전으로 불러줘서 너무 좋았다. 음원 사이트에는 풀버전이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게 1부를 마치고 돌아온 2부는 스텔라장의 솔직한 감정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녀가 가져온 음악에 대한 진심, 고민 등을 나도 같이 이입하면서 봤던 것 같다. 화면은 점점 얼어붙어갔으며, 더이상 힘을 낼 수 없을 것만 같던 그 순간에,
Walk.
걸어가.
왠지 몰라도, 마치 나에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수많은 고민이 있어도, 그저 걸어오면서 이 자리를 지켜왔던 그녀가 우리에게 건내는 조언이었을까? 수많은 생각이 들어갈 때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stairs'가 연주되고 있었다. 나는 온전히 그 순간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다. 화면과 함께 내 마음도 함께 녹아내리고 있는 듯 했다. 마치 음악이 나에게 '잘하고 있어, 괜찮아'라고 속삭이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얼어붙은 내 마음을 찬찬히 녹이고 난 뒤, 'Forgive, Forget'이 흘러나왔다. 음악을 들으면서 스스로 지나온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됐다. 용서를 구해보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어보려고도 하고, 부끄러움을 느껴보기도 한다. 그렇게 한없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나니, 그녀는 내게 '연결'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 '연결'이라는 곡은 스텔라장이 좋아하는 곡이어서 콘서트에 늘 빠지지 않는 곡인데, 곡의 흐름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오늘따라 '연결'을 부르는 스텔라장의 모습이 너무나도 당당한 포부가 담긴 느낌이었다. 그녀가 이렇게 단단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까지, 그녀는 어떤 날들을 지나쳐온 것일까? 스텔라장과 내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느끼면서, 그 순간만큼은 우리는 '연결'되어있음을 확실히 할 수 있었다.
그녀는 공연을 시작하면서 정규 앨범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했다. 작년 콘서트에서 정규 앨범을 준비중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번 콘서트에서 말하기를, 아직 더 준비를 하고 싶어서 비록 미발매곡이지만 먼저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 세트리스트에 추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미발매곡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미발매곡은 모두 내 취향이었다. 특히, '오래된 바람'이라는 노래가 너무나도 내 취향과 잘 들어맞았다. 하루빨리 그녀의 정규 앨범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들었던 것 같다.

좋은 시간은 늘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체감상 1시간밖에 안 지난 것 같지만, 벌써 앵콜곡을 앞두고 있었다. 앵콜 무대에서는 밴드 세션까지 모두 합쳐서 콘서트 MD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앵콜 무대를 시작하기 전에 스텔라장은 10주년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음악에 대한 생각들을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덕분에, 이 콘서트를 통해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정말 음악을 사랑하는 것이 맞는 걸까. 'I CAN DO THIS EVERY DAY'처럼 매일 이루는 소소한 성취로 살아가는 것도 분명히 있을 테지만, 일적으로 봤을 때는, 결국 나는 최근에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I LOVE TO SING!
음악이 주는 힘은 분명히 있다. 그 힘은 너무나도 커다란 바람에 누군가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줄 지도 모른다. 이것에 왜 끌리고, 왜 이 음악이 없으면 안 되는지 잘 설명은 되지 않더라도, 단지 이 음악을 하는 순간만큼은 생명력을 느끼고, 행복한 순간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은 분명하다. 마치 왜 행복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행복한 삶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같달까. 그렇게 노래하기를 좋아하던 소녀는 마지막 미발매곡인 'I Love To Sing'을 부르며 콘서트를 마무리지었다.
확실히 10주년 콘서트여서 그런지 무대 연출에 힘이 들어간 것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고, 밴드 세션과 함께 콘서트를 해줘서 좋았다. 마지막까지 그녀는 음악을 통해 우리를 기쁘게 해주려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덕에 나의 오늘 하루는 행복해질 수 있었다. 내 삶에는 수많은 어떤 날들이 존재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중에 오늘의 어떤 날은 '순수하게 행복했던 날'로 기억될 것 같아서 기쁘다. 이 아티스트를 좋아하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결국, 이 아티스트와 연결될 운명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