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은 - '눈을 맞춰 술잔을 채워'
세상에는 조금 우스꽝스러운 제약이 많아요. 누군가가 세워놓은 규율인지도 모르면서 그것을 지키길 강요하죠. 하지만 우리는 아직 젊고, 지금이 아니면 하지 못할 것들이 무수히 많잖아요?
또 언제 눈을 감게 될 지도 모르고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이 음악을 듣는 짧은 몇 분 동안만이라도 그 숨막히는 어떠한 것으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저와 함께 눈을 맞추고 술잔을 채워요!

청춘이다. 박소은의 노래를 들을 때면 항상 느끼는 감정이다. 박소은을 비롯한 요즘 아티스트들의 음악에는 청춘을 예찬하는, 언젠가는 그리워질 청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듯 하다. 우리는 이것을 흔히 '낭만'이라고 칭한다. 정형화된 삶을 살지 않도록, 마음 한 켠에 청춘을 품고 살아가고자 하는 그들의 발자취가 마음에 든다.
청춘은 참 어려운 단어다. 청춘을 지나고 있는 나이에 청춘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할지언정 그것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청춘이 아름답다는 말을 들을 때면,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지금 이 청춘이 아름답다면, 이 청춘이 지나가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이 청춘이 지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두려워. 벌써부터 이 순간이 그리워지면 어떡하지? 나는 이 나이에 뭔가 더 위대한 것을 이루고 싶을 것 같은데..'
그만큼 청춘은 참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 어리석은 짓도 해보면서 어려도 용서받을 수 있는 청춘을 꽃피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때로는 한이 되기도 한다. 낭만을 챙기지 못했던 청춘을 되돌아보며, 청춘을 아름답게 꽃피우고자 노력하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위로가 된다. 내가 이루지 못했던 청춘의 모습을 대신 이뤄주는 것 같다고 해야할까. 내가 이루지 못했던 청춘을, 조금은 어리석게 보일지라도 이들만큼은 그 모습을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소은은 락페스티벌에 가서 우연히 알게 된 아티스트인데, 그 이후로 꾸준히 그녀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녀의 음악이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점은, 내가 바랬던 청춘의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을 맞춰 술잔을 채워'는 오아시스의 'Champagne Supernova'가 생각나는 음악이어서 더욱 마음에 드는 듯 하다. 누군가는 어리석다고 할지라도, 해보고 싶었던 낭만을 챙기는 점이 참 마음에 든다. 그래. 인생이 한 번 뿐이라면 낭만 한 번쯤 챙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녀의 음악이 나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우리의 삶이 낭만으로 빛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