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MORRIE) - '당신이 행복하다면, 이 음악은 듣지 마세요.'
보물같이 소중한 곡을 발견했을 때의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기분을 선사한다. 이 음악을 우연히 어떤 영상에서 듣고 나서, 수많은 검색 끝에 찾아냈을 때의 그 기억은 여전히 내게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 가수를 알게 된 순간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모리(MORRIE)는 사실 모르는 사람이 더욱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리 유명한 노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매우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것도 아니고, 그저 수많은 인디 가수 중 하나라고 생각될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가수를 너무나도 좋아한다. 너무나도 좋아해서, 그녀의 노래가 닳지 않도록 꼭 필요한 순간에 그녀의 노래를 기꺼이 찾는다. 그녀가 가진 힘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끌릴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나는 이 모리(MORRIE)라는 가수의 장점은 '사랑스러움'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모리(MORRIE)의 1집 '당신이 행복하다면, 이 음악은 듣지 마세요.'는 제목부터 굉장히 노골적이다. 행복하다면 이 음악을 듣지 말라니, 도대체 어떤 음악을 내게 보여줄 작정인 것일까. 궁금증에 이 앨범을 재생하게 된다면, 이 노래를 재생한 당신은 금세 따스하고 포근한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선명하고 발랄한 색채의 멜로디, 달콤한 맛을 내는 목소리. 듣고 있으면 차분하고 느긋해지는 듯한 기분, 사랑이 듬뿍 담긴 음악, 아니 사랑이 온 데로 넘쳐흐를 듯한 음악이었다. 왠지 모를 친숙한 느낌 속에서, 이 곡의 주인과 마음이 맞는다.
후련하고, 자유롭고, 거의 해방감에 가까운 공기로 가득한 멜로디, 눈부실 정도의 화려함과 신선함, 그러면서도 부드러움을 띠고 있는 디테일. 리듬이 있고, 비트가 있는, 그 기운만으로 풍성한 음반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달콤하게 느껴지며, 발랄한 생동감과 조그맣게 느껴지는 행복한 연주 소리와 어우러지는 소소한 내용의 가사들. 그것은 모리(MORRIE)라는 가수에게 빠질 충분한 이유가 된다. 왜냐하면 사실 너무나도 행복이 고픈 순간에는, 거창한 행복이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말 힘든 순간이 있었을 때, 앞으로 나아갈 자신조차도 느껴지지 않을 때면, 나는 오히려 평범한 순간들을 더 많이 떠올리고, 갈망했던 것 같다. 그저 웃으면서 살아가고, 행복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아무 걱정 없이 지낼 수만 있다면, 그러한 일상의 연속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때 모리(MORRIE)는 이 앨범을 통해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너의 소소한 행복이 되어줄게. 이 음악을 듣는 순간만큼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그래서 너가 이 노래를 많이 찾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말은 너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이 되거든.
한때 너무 힘들었을 때는 모리(MORRIE)의 앨범을 잘 때마다 자장가로 들었던 것 같다. 근래에는 모리(MORRIE)의 음악을 거의 찾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이 노래들을 꺼내보게 된다.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 순간만큼은 잠시 행복에 충실하고자 한다. 그저 환상적인 음악 속에 머무르는 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고 소중해서, 그녀의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 더 이상 나오고 싶지 않다고 느끼게 된다. 내 일상이 이렇게 달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너무 깊이 빠져있으면 안 된다. 그 말은 내 일상에서 찾지 못했던 행복이 이 노래에만 존재한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내 일상에서도 이 음악과 같은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모리(MORRIE)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이 행복하다면, 이 음악은 듣지 마세요.
앞으로 더욱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이 음악에 예전처럼 많이 찾아오지는 못하더라도, 내 힘든 시기에 버팀목이 되어준 노래에 감사함을 느낀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행복이 필요하다면, 오늘 하루의 일부를 잠시 모리(MORRIE)에게 내어주는 것은 어떨까?
ps.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추천하는 곡은 'One Fine Day', 'Lullaby', 'In My Pockets', 'Morrie Note'이다. 사실 모든 수록곡을 들어보기를 권장한다. 그녀는 분명히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데에 전력을 다할 것임을 장담한다.